719. 공덕역 5호선, 6호선 일상

아침 출근길 연세 80 되어 보이는 분이 종이 하나를 꺼내서는 나한테 보여주셨다. 그 종이에는 "공덕역"이라고 쓰여 있었다.

@ 할머니 : "총각, (종이 보여주시면서) 여기 가려면 아직도 멀었나요?"
나 : "예. 청구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시면 가실 수 있어요.. 저도 그쪽 방향으로 가니까 같이 가세요."
@ 할머니 : "고마워요"
나 : (청구역) "할머니 같이 내리세요. 가시는 길까지 알려드릴게요"
@ 할머니 : "고마워요" (내리시면서 머뭇머뭇)
나 : "할머니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이 갈아타는 곳이에요"
@ 할머니 : " 저쪽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나 : " 여기서 다른분이랑 만나시기로 하셨어요?"
@ 할머니 : " 네 그래요..저기 앉아서 기다리면 되겠네요.. 고마워요~"
나 : "네 그러면 살펴가세요~"

이러고 나는 출근길이 바뻐서 환승역으로 가고 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랑 할머니가 타고 온 6호선도 공덕역을 간다라는 것을 5호선 타고 알게되었다. 조금더 생각해보니 할머니께서는 내가 내려드린데가 공덕으로 알고 계신거 같았다. 거기서 누군가를 만나서 가신다고 하는거 보니까.. 다리도 불편하셔서 우리 할머니 같으셔서 도와드린다고 한게 할머니께 누를 끼쳐 드린게 아닌가 계속 걱정이 된다. 그 할머니께서는 진짜로 청구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환승하셔서 공덕역까지 가셨을까? 잘 가셨으리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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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라 2009/05/19 11:07 # 답글

    작년에 종로에서 저희 집 가는 막차 기다리는데 외국인이 동백가는 차가 있냐고 해서..아직 한 대 남았다고 우겼거든요. 저는 집에 가는 차 타고 생각해보니, 막차가 이미 갔을 수도 있는 시각인지라 끊겼다고 할 걸...내내 기다리면 어떡하나 마음이 걸렸는데. 이 글 보니 그때 생각이.
  • 스팅구리 2009/05/19 15:27 #

    비스한 경험이 있으시군요..
  • 배트맨 2009/05/19 15:04 # 답글

    할머님 잘 가셨을 겁니다. 너무나 훈훈한 글이시네요. 가슴이 짠해져옵니다. 그것이 금전적이든, 물리적이든 남을 돕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테니까요. 박수쳐드리고 싶습니다. ^_^
  • 스팅구리 2009/05/19 15:28 #

    어릴땐 잘 몰랐는데 이제서야 철이 드나 봅니다.. 박수까지 받을일은 아닌것 같구요..^^
  • 웃구사세 2009/05/19 15:12 # 답글

    공덕 저희집 근처인데 ^^
    글에 세심한 배려가 보이네요.
    잘지내시죠?
  • 스팅구리 2009/05/19 15:28 #

    웃구사세님도 잘 지내죠? 공덕에 잘 가셨나 한번 찾아봐주삼..^^
  • 프리스퇄 2010/04/05 09:42 # 삭제 답글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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